" " 요한은 예언자 이사야의 말로 대답했습니다 "나는 주를 위해 길을 곧게 하라고 광야에서 외치는 사람의 소리요"요1:23

꿀단지의 꿀은 채워야 꿀을 나눌 수가 있다

임대건
2023.03.23
꿀단지의 꿀은 채워야 꿀을 나눌 수가 있다
| 꿀은 그냥 채워지지 않는다 꽃을 찾아 나갈 때 채운다

내가 존경하는 목사님 중에는 나이를 떠나 형 동생 하는 사이의 목사님이 있다. 그분과는 내가 처음으로 교회에 발을 들였을 때 만나 목사님인데 감히 말할 수 있지만 참된 목사님 중의 목사님이라 생각한다.

내가 판단할 사항은 아니지만 나이와 맞지 않게 언제나 진중하고 늘 목회의 방향에 대해 고민하고 늘 성도의 마음에서 그리고 무엇보다 언제나 지금 나의 길이 그분 앞에서 부끄럽지 않고자 하는 그 마음.

물론 대다수의 목사님들은 다 하나님의 뜻이라는 미명 아래 자신의 사역에 당위성을 부여한다. 그런데 자기 자신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목회자는 많지 않기 때문이다.

어느 날 그 동생 목사님과 이야기를 하다가 20년을 넘게 사역만 하고 왔는데 과연 지금 내가 직장인인지 목회자인지 부교역자로 살아가고 있는 자기 자신에 대해서 고민이 된다고 한다. 그러면서 진심을 다해 성도들을 사랑하고 있는지 자신할 수 없어서 심각하게 사역을 잠시 내려놓으려고 하는데 고민이 된다고.

이런 고민 하나로 나는 그분은 참된 목회자라 생각한다.
아니 나뿐만이 아니라 그분을 아는 성도들은 다들 그분의 고민에 역시 그분답다고 한다. 목회자들만 모르고 있지 성도들은 대부분 안다. 이 부교역자는 직장인스러운지 진짜 목회자스러운지 솔직히 다들 알고 있고 성도들끼리 있을 땐 그런 이야기를 한다.

어떤 분이 메가처치 교회를 선호하고 그래서 어떤 커리어를 쌓아서 그런 메가처치 교회에 몸을 담아서 나중에 담임으로 가고 싶어 하는지 성도들은 대부분 알면서도 원래 그런 거니 그런가 보다 하고 그냥 넘어갈 뿐이라는 걸 아이러니하게 교회만 모르고 담임목사님들만 모르고 있을 뿐이다.

나는 목회자들에겐 꿀단지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게 목회자들이 성도들에게 나누어 줘야 하는 목회자들만의 은혜이다. 그러나 그 꿀단지의 꿀도 1년 5년 10년 20년을 쉬지도 않고 성도들에게 퍼 주기만 하는데 안 마르면 이상한 것이다. 목회자는 무당이 아니다. 고개를 흔들고 방울과 쌀을 던지면서 접신을 통해 그 은혜를 충당하는 무당이 아니란 말이다. 목회자도 쉼을 통해서 세상의 경치와 자연 그리고 독서, 교육 등등  삶의 체험과 경험을 통해서 성경안에서 성도들에게 전해줘야 할 은혜 즉 꿀을 채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평생 쉬지도 않고 달려왔습니다'라는 말은 '이제 그 말씀이 그 말씀이고 늘 다람쥐 쳇바퀴 도는 말씀을 우려먹고 있는 겁니다'라고 감히 말하고 싶다.(혹시나 이 글을 보고 찔리는분 있다면 심각한거니 쉬셔야 함)

그래서 나는 이 동생 목사님을 존경한다.
어린아이가 셋이 있고 당장 생활해 나가야 할 현실이 만만치 않음에도 오직 그분 한 분만을 봤고 생각했기에 그렇지 못한 자기 자신이 용납이 안되어서 감히 내려놓는 결단을 한 그 결단이 결코 누구나 할 수 없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당신은 지금 하나님 앞에서 부끄럽지 않은 목사님입니까?
당신은 지금 진심으로 성도들을 사랑하고 돈에 연연하지 않는 직장인 목회자가 아니라 참된 목사님입니까?
그렇다면 지금 내가 받는 사례비의 반을 내려놓을 수 있습니까?'

우리는 아무도 이 질문에 자유하지 못할 것이다.

그런데 이 동생 목사님은 원초적인 이 질문으로부터 자신을 하나님 앞에 내려놓았다. 그래서 나는 이 목사님의 결정이 틀리지 않았음을 지켜 드리기 위해서라도 곁에서 최대한 도움을 드릴 것이다.

그래서 언젠가 그 꿀단지가 다시 가득 채워져서 성도들에게 지금의 이 경험들이 공감의 능력이 되어 꿀을 나눠주며 살아가는 그런 목사님이 되길 바라기 때문이다.

제대로 된 파일럿 한 명을 키우기가 힘들기 때문에 어마어마한 가격의 비행기지만 버려도 좋으니 무조건 탈출해서 살아남아라고 하듯이, 제대로 된 목회자 한 명이 수많은 영혼들을 살리기에 지금 이 목사님의 시간은 소중한 꿀을 채우고 있는 시간이라 나는 생각한다.

아이와 아내를 위해 생전 처음 반찬을 만들고 요리와 청소를 하는 모습들 속에서 우리가 섬겨야 할 성도들의 삶이 그러한 삶 들이고 하루를 전쟁처럼 살아가고 있는 우리의 성도들의 삶을 알아갈 수 있는 그런 소중한 꿀을 채취하는 꿀벌의 삶을 느끼는 목사님만의 시간이 되길 나는 오늘도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