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요한은 예언자 이사야의 말로 대답했습니다 "나는 주를 위해 길을 곧게 하라고 광야에서 외치는 사람의 소리요"요1:23

부모로 부터 온전히 떠나오는 삶 | 아브라함이 고향과 친척과 아버지의 집을 떠나

임대건
2023.03.27
부모로 부터 온전히 떠나오는 삶
오늘은 아내와 함께 산 지 21년째 되는 날이다. 아내와 나는 혼인신고만 하고 결혼식도 못하고 결혼반지는 고사하고 남들 다가는 신혼여행도 못 가고 살았다. 그나마 결혼식은 딸이 3살쯤 되었을 때 아내가 더 나이 들기 전에 드레스는 입어 보고 싶다고 해서 겨우겨우 간소하게 삭만 올렸었다. 그래서 우리는 지금까지 결혼반지도 없고 신혼여행 사진도 없다. 늘 살면서 나는 그런 것들이 아내에게 미안했다.

들어줌 사역을 찾는 분들의 대부분은 교회를 다니는 기혼자들이고 들어줌의 상당한 부분을 차지하는 부분이 결혼생활이다. 내용을 들어보면 대부분 남편들이 부모로 부터 떠나지 못함에서 찾아오는 가정안의 불협화음이다.

결혼은 다른 두 사람이 만나서 하나가 되어 또 다른 가정이 만들어지는 과정이다. 그런데 원가정 즉 부모로부터 감정적으로나 정서적으로 떠나오지 못하고 그 부모에게 아직도 존속되어 그로인해 현 가정에서 문제가 발생되는 경우가 상당하다는 것이다. 내가 결혼해서 꾸리고 있는 지금의 내 가정이 제일 우선시 되어야 하는데 원가정 부모로부터 떠나오지 못하고 계속해서 존속되어 있다는 말이다.

아브라함이 고향을 떠나왔다는 건 지역적인 떠남뿐만 아니라 원가정인 부모로부터 육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영적으로 모든 것으로부터 떠나왔기 때문에 온전한 아브라함의 가정이 될 수 있었다. 그곳에서 떠난다는 건 결혼과 동시에 지금까지 내가 사용했던 언어를 포기하고 익숙했던 관습과 전통도 포기하며, 가치관과 인생관 세계관이 바뀌어 나의 배우자와 함께 새로운 것들로 만들어 간다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결혼은 했지만 본가, 처가 등의 가족원들로부터 지속적으로 관계 유지를 위해 소비되는 에너지가 상당하다. 무슨 날이면 날마다 효도라는 명목으로 특히 여자들은 끊임없이 남편의 가족들에게 희생을 요구받고 있다. 그 속에서 남편들은 암묵적인 침묵 속에서 아내들의 그런 행위들이 당연시 여겨왔던 게 사실이다.

나 또한 결혼 초창기만 해도 부모로 부터 지역적으로만 떠나왔지 늘 본가의 부모가 내가 꾸리고 살아가는 가정안에 같이 존재 했다. 그러나 성경의 첫 장 창세기를 탐독하면서 나는 진정한 가정의 의미를 알았고 지금은 나만의 독립적인 가정안에서 원가정인 부모의 가정에게도 균형을 잃지 않는 창세기적 가정으로 살아가고 있다.(지금 부모님은 나와 아내에게 둘도 없는 효자고 효부라고 늘 자랑스러워 한다)

그리고 방송을 보면 오죽했으면 결혼해서 집의 비밀번호를 본가 부모님께 말씀드리는 게 맞느냐 아니냐의 주제가 소재 재거리로 사용되어 질까. 결혼을 했으면 부모의 가정으로부터는 이제는 별개의 가정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나와 아내 그리고 태의 선물인 자녀 그곳이 새로운 가정인 것이다.

주일 또는 때마다 늘 원가정인 부모를 나의 가정안에  가지고 들어 올것이 아니라 독립적으로 나의 아내와 자녀들에게 온전히 시간을 할애하는 게 필요하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렇다고 부모를 등한시 하자는 말이 아니다. 왜 너의 부모를 위해 너의 아내만 희생해야 하는가를 묻는 것이다. 솔직히 나의 아내가 하는 만큼 남편들은 처가에 그만큼 하고 있는가? 우스갯소리로 아브라함이 그 먼 길을 떠나와서는 때마다 아내를 데리고 본가에 가면서 사라의 희생만을 강조한 적이 있는가?

남편이 바로 서서 내 가정을 다스리고 원가정인 부모에게 또한 명확한 선과 일관된 방향을 정한다면 그 안의 구성원들인 아내와 자녀는 오히려 안정감을 가진다. 특히 우리나라처럼 결혼이 두 사람만의 관계가 아니라 가족과 가족간의 관계들로 복잡하게 얽힌 구조 속에서는 행복은 결코 두 사람만의 노력으로 만들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리스도 가정의 주인은 예수님이시고 그 가정의 영적 제사장이 남편이 되어 아내와 자녀들을 이끌어 나갈 때 자연스레 원가정인 부모의 가정 또한 행복해지는 그런 가정이 참된 그리스도인의 가정이라 생각한다.

오늘 한번 나의 아내에게 물어보자. 나는 과연 원가정으로 부터 떠나왔었는지 그리고 양가 부모님댁에 공평하게 대했는지와 지금 내 집에서 머리로 인정받고 있는지. 아내가 대답을 망설인다면 지금 바로 무릎 꿇고 용서를 구하자. 그것이 바로 그리스도인 남편이다. 나 또한 예수님을 나의 생명으로 영접하여 회개한 후 제일 먼저 한 게 아내와 딸에게 무릎 꿇었던 일이다.  그래야 내가 예배당에서 무릎 꿇고 눈물 흘릴 때 내 가족들이 나를 이중적으로 보지 않는다는 것을 기억하자.

예수님도 "또 너희는 기도할 때에 외식하는 자와 같이 하지 말라" 하신 말이 비단 신앙적인 삶에 국한되어서 하신 말씀은 아닐 것이다. 가정에서도 교회에서 집사,안수집사, 장로,목사 이전에 아내와 자녀에게 존경받는 남편인지를 먼저 고민해보자. 아내와 자녀는 내가 회당과 큰 거리 어귀에 서서 하는 거룩한 기도나 맡고 있는 직분으로 나를 존경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