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요한은 예언자 이사야의 말로 대답했습니다 "나는 주를 위해 길을 곧게 하라고 광야에서 외치는 사람의 소리요"요1:23

교회에서 밥도 안 주고 아무것도 하지 말라니 나는 충분히 환대 받을 자격이 되는 사람이다

임대건
2023.05.26
교회에서 밥도 안 주고 아무것도 하지 말라니
우연찮게 이발을 하기위해 들린 미용실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내가 목회자임을 알아보시고 하시는 말씀이
‘왜? 교회는 수시로 행사에 성도들을 동원해서 안 그래도 사는 게 힘든데 교회 가면 하루 종일 봉사하고 사역하느라 정작 자기의 가족들과는 주일임에도 얼굴을 볼 수가 없다 그래서 몇십 년을 교회를 다녔지만 이제는 온 가족이 교회를 다니지 않는다’며 하소연을 전하셨다.

며칠 전에는 브릿지들어줌 상담을 통해서 교회에서 오랜 기간 중직자로 헌신한 중년의 남자 성도가 이제는 도저히 못하겠다며 답답함을 토로하셨다. ’아침 일찍 교회 차로 성도들을 태우고 다니고 예배 후에는 이것저것 참석과 뒷정리를 하다 보면 집에 가면 저녁이고 피곤한 몸을 이끌로 다음날 또 출근을 해야 하니 쉬는 날이 없어서 너무 피곤하고 평일에는 직장 일로 가족들과도 저녁도 힘든데 주일조차도 가족들이랑 저녁 한 끼 못할 때가 많다 보니 지금 자신이 도대체 뭘 하고 있나 싶을 때가 많다‘고 하신다.

브릿지에 가입한 전국의 성도분들을 대상으로 조사를 해보니 각자의 교회에 소속된 성도들은 모두 지쳐 있었다. 교회는 잔행사가 많고, 성도들이 수시로 행사에 동원되고 있었고 그런 행사를 2-3년 마치고 나면 대부분 탈진해서 교회를 떠나는 일들이 종종 있고 특히 임원 또는 리더들의 고민은 더 심각한 상태였다.

특히 젊은 청년들의 경우는 더욱 심각한 수준이었다. 자신들이 마치 교회 행사를 위한 부속물 같다고 이야기를 할 때는 듣는 내내 너무나 안타까웠다. 그들은 봉사가 아무리 힘들어도 채워짐이 있다면 얼마든지 지속할 수 있는데, 오히려 채워지는 것보다 소진되는 게 빠르다며 아쉬워하며 눈물 흘리는 이도 있었다. 주변의 지인 교역자들과도 이야기를 나누어 보면 이런 문제를 그들도 인식하고 있었지만 교회 시스템을 쉽게 바꾸기 어렵다고 한다.

그럼 이렇게 어려운 거니깐 늘 해왔던 방식대로 나도 그냥 그렇게 어쩔 수 없는 그런 교회 사역을 해야 하는 것일까라고 늘 예수님께 묻는다. 그럼 그럴 때마다 ”너도 그렇게 또 한 명의 목사가 되겠느냐?“라고 되물으시는 게 지금까지의 나의 예수님이시다.

그래서 나는 요즘 들어 오갈 데 없이 예배처가 없어서(브릿지는 지역예배처로 내방자들을 인도하고 있지만 그곳에서 정착을 못해서) 떠도는 성도들의 요구에 브릿지에서 예배당을 여는 것에 대해서 많은 선배 목회자들에게 자문을 구하고 있다.

그래서 브릿지에서는 교회 행사를 계획하지 않는다.
그리고 나의 사례비도 책정되어 있지 않고 직분을 세우지 않으며, 교회에서 찬양대, 식사 준비도 없다. 모든 헌금에 대해서는 나는 일절 관여하지 않으며 운영위원회에서 알아서 브릿지의 방향에 맞게 운영한다. 즉, 한마디로 말하면 교회(브릿지)는 어떠한 행사나 봉사나 사역을 하러 오는 곳이 아니라 조정민 목사님 말씀처럼 오로지 하나님의 말씀만 듣고 예수님의 사랑만 느끼고 가는 곳으로 어떠한 부수적인 수단 없이 말씀(성경)만으로도 치유되고, 회복되고 말씀만으로 가족 간의 사랑이 충만해져서 주일 하루만큼은 말씀만 듣고 가족끼리 주일을 함께 보내는 예식화되지 않는 가정이 교회되는 곳이다. 보여지는것과 형식에 목숨걸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은혜가 교회에서 소진되는 것이 아니라 일주일 내내 사느라 힘들었던 육신과 영을 주일 하루만큼은 교회에서 은혜를 공급받아 평일 삶 속에서 그리스도인으로 삶을 증거하는 나 자신이 교회되는 곳이 브릿지가 되어야 한다고 주님은 늘 나에게 초심을 잃지 않도록 깨워주신다. 그래서 브릿지는 성도들이 어떤 사역도 없다. 점심도 제공(간혹 동네 김밥 한 줄) 않고 말씀 들었으면 카페에서 그 말씀에 대해 나누고 그렇지 않으면 빨리빨리 가족들 손잡고 이웃들이 사는 세상 속으로 가서 식사하며 행복한 주일을 보내라고 쫓아버리는 곳이다.

어떤 이들은 교회인데 단체 행사도 없고 점심도 안 주고 리더들 모임도 없어서 이상한 게 아닌지 걱정하지만 목회자의 입장에서는 그런 불안해하는 성도들에게 무엇이 더 중요한지 알릴 필요가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성도들이 사역에 매몰되지 않고 온전한 신앙생활을 누리는 것. 그게 더 중요하다고 말하고 싶다. 양적 성장에 빠지지 않고 성도들은 교회에서 한 명 한 명 목회자에게 환대 받고 성도들은 그렇게 받은 사랑으로 성도들끼리 소모임에 집중해서 쉼을 얻어 나갔으면 한다.

아울러 성도들의 평균치 급여를 넘지 않는 사례비와 함께,중 고등부나 청년부 교역자를 초빙해야 한다면 나보다 더 사례비를 드려서라도 해당 전문 사역자를 모셔오고 담임목사와 부목사가 아닌 같은 목사로 함께 동역자로 세워나가는 그런 교회가 브릿지 되길 주님은 늘 이야기하신다.

아울러 요즘 같은 시대 청년들이 교회에 나오는 것만 해도 대단한 일이라고 하는데 나의 겸임교수와 다수의 기업 및 관공서 면접관으로서의 경험치를 살려 그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는 멘토가 되어 줄 수 있는 목회자이자 브릿지교회를 만들어 가고 있다.

교회를 한 번도 다녀본 적 없이 자살을 시도했던 젊은 친구가 브릿지를 통해서 둘려준 요한복음을 듣고서는 ‘하나님이 나를 이처럼 사랑하시는 줄 몰랐어요’라며 울며 고백한 그 눈물을 나는 잊지 못한다. 또한 어릴 때부터 부모 따라서 간 교회에서 수년간 찬양팀에서 봉사하고 헌신하고 활동하면서 수고했단 말보단 오히려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교회 사역은 마치 들어가면 빠져 빠져나오지 못하는 개미지옥 같다며 하소연하며 울던 그 청년의 눈물도 나는 기억한다.

아마도 이들이 수많은 교회를 돌다 돌다 여기 브릿지교회까지 왔다는 건 자신들을 대하는 교회의 태도가 바뀌는 것을 이곳에서 대신 느끼고 싶어서일 것이다. 더 이상 성도들은 교회 예배·행사에 동원될 때마다 '소모품', '부속물', '동원 대상' 이 아닌 그들은 나와 교회가 섬겨야 할 대상이고 예수님의 사랑을 듬뿍 받을 충분한 자격이 있는 소중한 하나님이 보내주신 양들임을 잊지 말자